제주 화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주요 한국화가 4인의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통해 현대 한국화에 대한 담론을 살펴보는 전시
‘New Rising Artist’는 도전적 실험과 미적 탐구를 통해 자기 세계를 확립해 가는 젊은 예술가를 소개하는 제주현대미술관의 격년제 전시이다. 1회 전시인 ‘불완(不完)의 꽃’, 2회 전시 ‘탐색자’에 이어 3회째 마련된 이번 전시 ‘부산물’은 제주에 입도 후 일상의 조각들을 그리는 강수희와 전통적 무신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지언, 재난 이후의 삶을 그리는 김승민, 일상에서 사용되어 버려진 것을 수집하는 여운혜, 천과 바느질 작업으로 응축된 감정을 표현하는 함현영이 참여하여 자신들이 주목하거나 자신과 가장 가까운 현실에 대한 인식의 상(象)을 섬세한 시선으로 펼쳐낸다.
무력감, 불안, 긴장과 같은 일련의 표피적 감정과 위장된 자아의 흔적, 재난을 일으키고 동시에 그 재난에 휩쓸리는 혼란의 인간상, 파괴적이고 소모적인 관계 형태, 이분법적 젠더 너머의 새로운 생물종은 일상과 내면에 일어나는 균열의 신호들이다. 작가들은 삶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이 틈의 순간들을 진솔하게 기록한다.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세계에 대한 단일하지 않은 인식과 관점의 이미지들은 서로 교차되고 연결되어 동시대의 면면을 흥미롭게 구축한다.